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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팬덤이 지갑 열었다...케이콘, K뷰티·K푸드로 번진 'K라이프스타일' 효과

2026년 8월 17일 · 3분

K팝 콘서트를 보러 왔다가 K뷰티 매장에서 화장품을 고르고, K푸드로 끼니를 해결한다.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CON LA 2026'에 다녀온 관객들의 하루가 대략 이런 식이었다고 한다. 케이콘이 더 이상 K팝 공연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 K뷰티·K푸드·K콘텐츠를 아우르는 'K라이프스타일' 축제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다. 올여름 K팝에 별 관심이 없던 분들도 이 흐름은 눈여겨볼 만하다.

배경과 경과

케이콘은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처음 열린 이래 이듬해부터 LA로 자리를 옮겨 매년 열리고 있는 행사다. 1만 명 규모로 시작해 14년간 14개 지역에서 42회 개최되며 누적 관객 235만 명을 모았을 만큼 몸집을 키워왔다. 방탄소년단(BTS)이 아직 여러 신인 보이그룹 중 하나였던 2014년, 케이콘 무대에 올라 해외 팬들에게 처음 눈도장을 찍었던 일화는 이 행사가 K팝 신인들의 '글로벌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올해 LA 컨벤션센터 일대에서 열린 'KCON LA 2026'에는 나흘간 약 14만 2000명이 다녀갔다. '케이 소울 시티(K-SOUL CITY)'를 테마로 명동, 홍대, 성수, 강남 같은 서울의 동네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온 거리와 나이트마켓, 한강 야외상영을 본뜬 스크린 등이 마련돼 K팝 공연장을 넘어선 '체험형 공간'으로 꾸며진 게 특징이다. 여기에 CJ가 올해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서 결합한 '올리브영 페스타'도 눈에 띈다. 55개 K뷰티·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참여해 상품 판매는 물론, 피부 상태를 진단해주는 '스킨스캔' 같은 체험형 콘텐츠까지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부스를 통해 미국에서 새로 출시한 '비비고 김치 누들'을 시식 행사로 알렸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직접 행사장을 찾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올리브영 페스타 부스를 둘러보고 비비고 김치 누들을 시식한 뒤 "킥이 필요하다"며 맛의 차별화를 주문하는 등 현장을 세심하게 점검했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문화가 미래 산업'이라는 믿음으로 CJ의 문화 사업을 시작했다"며 "콘텐츠와 음식, 화장품 등으로 세계인의 일상을 채우는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리더'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반응과 전망

숫자로 봐도 K라이프스타일 소비가 확산되는 흐름은 뚜렷하다. CJ그룹이 자체 조사한 결과 미국 응답자의 30%가 K푸드·K뷰티·K팝·K콘텐츠를 모두 경험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2개 이상 카테고리를 경험한 비율은 75%에 달했다. 팬덤이 음악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지갑을 여는 소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어서, 국내 중소 뷰티·식품 브랜드에도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주목받는 이유다.

이런 확장은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앞서 5월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KCON JAPAN 2026'에서도 K뷰티·K푸드·K스토리·K시네마 등으로 프로그램을 넓혀 비슷한 실험을 했다. CJ ENM은 이 같은 K라이프스타일 확장 전략을 북미 시장에서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케이콘이 열리는 지역마다 K팝을 매개로 한 뷰티·푸드 마케팅이 더 적극적으로 결합될 가능성이 크다. 케이콘이 단순한 음악 축제를 넘어 한국 소비재 브랜드들의 핵심 수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지켜볼 만하다.